당대 후기는 중국철학에서 기론적 사유가 발전․정립되는 한편, 理에 대한 사유체계의 맹아가 싹트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이 문제를 고찰하기 위해서 韓愈에 의해 제기된「原道」와 天命에 대한 논변과 宗密의『原人論』을 비교하려고 한다. 특히 한유의「原道」와 종밀의『原人論』은 각기 당시 유학과 불교에 대한 입장을 상징적으로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들을 비교함으로써 당시 儒․佛의 이론들과 상호의 영향과 발전에 대해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위에서 제기한 문제를 해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논의를 구체화시키기에 앞서 몇 가지 고려해야 할 문제가 있다. 첫째 문제는 한유의 불교 비판과 종밀의 유가 비판의 구체적 대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확인 작업이다. 한유의 불교 비판은 당시 불교의 말폐에 대한 비판으로 지엽적․현상적 층차에 머무르고 있었을 뿐, 당시의 발달된 불교사상 즉 종밀 이전 理事法界 등의 화엄사상에 대한 엄밀한 이해가 결여되어 있다. 같은 맥락에서 종밀의 유교 비판도 선진유가의 천명이나 동중서의 천인감응 등 피상적 이해선상에서 제기되고 있을 뿐 당시 한유에 의해서 대표되는 유학이론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는 점이 그것이다. 이것을 확인하는 이유는 기존의 일부 연구성과에서 唐代의 儒․佛思想을 비교하면서도 韓愈(768~824)와 李翶(772~841), 柳宗元(773~842), 劉禹錫(772~819) 등에 의해서 대표되는 당시의 유학과 法藏(643~712), 澄觀(760~820), 宗密(780~841) 등에 의해서 대표되는 화엄이론을 비교해 주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송대 이학가들에 의해 해석된 이학의 원조․비조로서의 한유와 이고의 사상을 서술하면서 당시 불교에 의해서 발달된 측면을 간과하거나 송대 이학의 불교 비판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이학적 맥락에서 제기되었던 불교 비판의 문제를 가지고 종밀의 사상을 비판하는 데 논의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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