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자신과 타인에게 괴로움과 상처를 주는 삶의 방식을 완전히 극복하는 것이 가능할까? 가능하다고 불교는 말한다.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이미 부처이며 또는 오래지 않아서 반드시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대승불교는 말해왔다. 인간은 모두 지혜와 자비가 넘치는 붓다, 즉 깨달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그것이 정말이라면 불교는 현재 우리들이 당면하고 있는 위기상황으로 볼 때 극히 희망으로 가득찬 메시지인 것이다. 왜냐하면 이 지구는 그대로 반짝이는 별로서 모든 부처와 보살이 모인 파라다이스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식은 그런 주장을 말하자면, 심층심리학적으로 상당히 설득력있게 이론화한 대승불교의 한 도달점이다. 동시에 유식은 인류의 과거와 현재까지의 비참한 정황을 무시한 채 공상적이고 낙천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식은 인간의 번뇌, 무명의 거의 절망적인 수준까지 깊이있게 응시할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는 미래를 향한 잠재적 가능성이 숨어 있다는 것을 구조적으로 밝히고 있다.
나는 인간은 전쟁이나 환경파괴와 같은 인간특유의 악을 극복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의식에서 기독교 신학, 선, 종교철학, 프로이드와 융, 대뇌생리학, 동물행동학, 생태학, 인류학 등에 관한 공부를 통해서 방법을 모색하던 중에 우연히 유식과 만났다. 처음에는 정말 그렇구나하고 수긍이 가다가 점점 깊이 읽어가면서 왜 이 정도 보편성을 지닌 사상이 지금까지 일부 전문가의 연구대상으로 머물러서 일반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상당히 애석한 마음에서 전문가도 아니면서 본서를 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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