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會의 應無所住而生其心의 선사상
神會의 應無所住而生其心의 선사상
본고는 신회의 ‘應無所住而生其心’(이하 ‘無所住句’라 칭함)의 선사상을 고찰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 구절은 본래 『금강경』에서 붓다가 발심한 수행자에게 제시한 구체적인 실천법을 한 마디로 요약한 것이다. 이는 선종에서도 사상적 근거와 실천사상을 함축하고 있는 구절로 중요하게 인식되어 왔다. 영남의 천민 출신으로 일자무식이었던 혜능(638〜713)이 시장에 나무를 팔러 갔다가 어떤 객승이 독송하는 『금강경』의 한 구절을 듣고 문득 마음이 밝아져1) 황매산의 오조 홍인을 찾아가 행자 생활을 하였으며, 8개월 만인 어느 날 홍인의 금강경 법문을 듣다가 “應無所住而生其心에 이르러 크게 깨달아”2) 조사가 되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이것은 여전히 선을 이야기하는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으며, 신분의 귀천이나 문자와는 상관없이 누구나 단박에 깨달아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하는 선종의 종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일화가 시사하는 바와 같이 無所住句는 혜능의 발심출가 인연을 비롯하여 오조 홍인의 참문, 개오, 법의 전승, 전법의 근거가 되고 있다. 기
화스님(1376〜1433)은 “이 한 구절이 다함이 없는 人天의 스승을 출생케 하신다”3)고 설한다. 이 구절에 중요한 깨달음의 원리 또는 선의 철학적 근거가 함축되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無所住句와 관련시킨 혜능의 작불일화는 송대 이후 『육조단경』의 유포본에서만 등장하고 있으며4) 8세기말에 성립한 돈황본에는 『금강경』의 구체적인 구절은 나타나 있지 않다. 그러나 無所住句와 관련시킨 그 일화가 역사적으로 사실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이러한 일화가 역사적으로 전개되어 온 배경은 無所住句에 중요한 선사상적 함의가 있음을 반영한 것이며, 이것이 곧 육조 혜능선을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