空의 槪念 對하여
한말로서 불교교리라하면 퍽 簡單한 것 같지만은 실상, 그 내용은 매우 복잡다단하다. 근본불교의 교리니 원시니, 소승 대승, 권대승, 실대승등등의 구별이 있어서 실로 多岐亡羊의 탄식을 금치 못하게 하는 복잡상이 있다. 불교전문학적말에 「空者는 대승불교의 초입문」 이라는 말이 있는바 이는 공의 의미를 모르고서는 대승불교의 교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의미인 동시에 根本佛敎나, 原始, 小乘等佛敎에는 관계가 없는 교리라는 것이 된다. 그러나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 其實인즉 「空者는 일체불교사상의 관문이요, 기초다」라고 할 수 잇는 전불교사상의 一貫的인 사상이라 할 수 있는 중요한 사상이다. 즉 근본불교나 원시불교의 교리상에도 이 공의 사상이 그 기반이 되어있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니 원시경전상에 그 중요교리로 항상논의되고 있는 諸行無常, 諸法無我, 涅槃寂靜등 소위 삼법인사상이 모두 공설이 아니고, 무엇인가 재행, 즉 모든 존재가 常住함이 없다는 의미는 그 모든 존재가 불변하는 어떤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또 諸法이 無我라 함도 모든 존재는 실체가 없다는 것으로서 즉 空하다는 의미다. 열반적정이라는 것은 불교수양의 최후 究意的 心境을 말하는 것으로서, 열반은 滅, 無, 空의 의미여, 적정은 이 空, 無의 경지를 일층 더깊이 형용한 어구이다. 후세에 대승철학서에서 因緣故로 無常이요, 無常故로 苦 며, 무상이요, 苦인 故로 空이며 空인 고로 無我니라(龍樹의 著, 大智度論 권80)이라던가, 또는一切의 無我는 無有差別이니 總各爲空이니라(彌勒造의 瑜伽論卷 제93)이라한 것 등도 삼법인의 사상이 모다 공의 理에 입각한것임을 말한 것이다.
그러면 공이라는 語義는 무엇인가? 이는 실로 오해하기 쉬운 난해한 불교학술어중의 하나이다. 왜 오해하기 쉬우냐 하면 이에는 유사한 말이 많기 때문이다. 空虛, 虛空, 無, 非有, 非存在, 無自性, 無我등등도 모다 空과 동일한 말로 보기쉬운 까닭이다. 그 중에 허공의 범어는 ka'se로서 공중, 창공을 의미하는 것인바, 불교의 공은 이러한 의미의 것은 물론 아니다. 無는 有의 상대어로서 非有의 범어인, Abh va로, 非存在는 n stitva, 無自性은 mihsvabh va, 無我는 An tman등인 바, 이러한 말들과 유사는 하나 그러나 결코 그대로는 아니다. 불교의 공은 그 원어를, S nya 혹은 S nyata(空性)라 하는 것으로서 그 진의를 把握하기가 매우 곤란하다. 중국에 불교가 初傳하여 왔을 때, 현실적인 일반 유학자들로서는 이 사상을 이해하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