細胞自動者
필자는 컴퓨터의 스크린 세이버로써 "aquarium"(수족관)이라는 조그마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이 가상의 수족관안에 빨강,노랑,파랑의 3종의 올챙이들이 끼리끼리 떼지어 유영하고 있다.그러나 무리끼리의 사이좋은 유영은 오래가지 못한다.맞은 편에서 다가오는 다른 무리와 충돌이 발생하고 이것으로 지금까지 일사불란하던 대열이 일시에 깨어진다.대열의 앞부분에 있어 정면충돌한 올챙이들은 어쩔줄 몰라 전후좌우로 좌충우돌하면서 허둥된다. 대열의 후미에 있던 올챙이들은 낌새를 채고 다른 곳으로 재빨리 방향을 틀어 달아난다. 충돌의 여파로 한동안 각 색깔의 올챙이들이 섞여 우왕좌왕하는 혼란이 계속된다.그러다가 같은 색의 올챙이 두세마리가 우연히 모이게 되면 흟어져 있던 같은 색의 올챙이들이 그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하고 곧이어 무리들 끼리의 정연한 대열이 새로 만들어진다. 이것이 주는 느낌은 디즈니의 만화영화의 애니메이션과는 어딘가 다르다.이것을 보고 있으면 "살아있는" 것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저절로 든다.이 차이는 캐릭터의 사실성의 여부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조그마한 동그라미와 그 후미에 선이 그어져 있는 극히 단순한 형태로 그저 올챙이를 흉내내고 있는 정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이 차이는 그 거동에 있다. 다른 종과 부딪혔을 때 꼬리를 떨면서 진저리치는 모습,낌새를 챈듯 재빨리 방향을 바꾸어 달아나는 모습,자기무리를 발견하고는 그곳으로 가기위해 이리저리 몸을 비트는 모습 등은 아주 인상적이다. 이것을 물론 애니메이션으로도 구현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구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그 거동에서 묻어 나오는 감정이다.꼬리를 흔들면서 떠는 모습이 너무도 자연스러워 분명히 혐오의 감정으로 진저리치고 있는 것 같아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디즈니영화나 컴퓨터 게임의 캐릭터의 거동에서 아직 그런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다. 이 차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