阿毘達磨의 敎學的 意義
경전과 율전이 불타의 對機說法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편집되어 있는데 반해 초기 論典인 아비달마는 部派 형성 이후 학자들의 체계적인 불교연구의 성과이다. 불교의 출발이 석가의 初轉法輪에서 비롯된다면1) 불교 敎學의 단초는 아비달마에서 마련되어 이후 대승교학으로 연결되었다. 拙穚에서는 그동안 북방불교권에서 소승교학으로 간단하게 무시되어 온 아비달마의 교학적 의의를 정립해보고자 그 문헌이 방대하게 남아 있는 說一切有部와 南方上座部의 기초교학을 중심으로 서설적인 전개를 해보고자 한다. 남방상좌부의 Pāli아비담마는 法聚論(ammasaṅganī)을 비롯한 七論에서 완성되어 南方佛敎 전개의 교학적 기반이 되며, 설일체유부의 Sanskrit 아비달마 역시 發智論을 비롯한 七論에 기초, 대비바사론에서 총결되어 北方佛敎 전개의 序幕을 여는 설일체유부의 교학이 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大乘佛敎의 전개는 설일체유부에 대한 비판과 극복에 있다고 본다면 한편으로 남방교학의 경우는 인도 대륙의 대승흥기와는 별 교섭없이 자체적으로 전개 발전되었다고 보면 순수 불교 내적인 발전으로 생각된다. 사실 설일체유부의 경우 그 교학체계는 인도 정통철학인 상캬학파 승론학파 등과의 끊임없는 對論의 과정 속에 형성 발전되었다. 졸고에서 남방 상좌부의 교학을 같이 살펴보고자 하는 이유는 근본 상좌부교학의 원형을 설일체유부보다 더 가깝게 파악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에서이다. 이 기대의 근거는 불교의 스리랑카 전파가 이미 아쇼카 왕대에 이루어지고 있고, 한편, 대륙의 설일체유부는 상좌부에서 초기 분파하여 천여 년 동안 외도와의 교섭 속에 다소 변용되었다고 본다면 Pāli어에 근거를 둔 남방 상좌부 문헌의 경우는 보다 더 불교학의 원류에 가까울 수 있다는 역사적 사실 및 언어학적 기초에서이다. 아비달마의 의의는 이들 두 가지 흐름을3) 같이 파악해 봄으로써 초기 불교교학의 지위를 보다 선명히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