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불교
돈오(頓悟)의 대상 소고(小考)
현관
2009. 6. 26. 16:41
선종으로 인해 형성된 선(禪) 사상의 핵심과 특징은 돈오 견성에 있다. 그리고 이 돈오의 대상을 선종에서는 자성(자성심지)/본심/본성/진여본성/자성청정심/진심 등의 긍정 명사형으로 기술한다. 그런데 이 돈오의 대상을 존재론적 실재로 파악하는 시선들이 있다. 이 글은 그러한 시선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혜능의 자성론을 통해 자성(자성심지)/본심/본성/진여본성/자성청정심/진심 등의 언어가 존재론적 실재가 아닌 분별망상적 세계 구성 이전의 국면/지평에 관한 지칭이며, 동시에 그것은 초기불교 정념의 연속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히고자 하였다.
돈오의 대상인 자성/진심을 존재론적 실재로 파악하는 것은 일종의 실재․현상 이원론에 의거하는 것이다. 공간(주소)을 점유하고 있는 거주자로서의 실재인 진심과, 그것을 차폐시키고 있는 미망의 현상을 구분한 후, 미망의 현상에 붙들려 있는 상태에서 벗어나 존재론적 실재로서의 진심․진아로 귀환하려는 발상이다. 그리하여 망심․가아(假我)에 붙들려 있던 주체가 진심․진아와 합일되는 주객일치적 앎을 돈오로 간주한다. 그리하여 돈오의 통로로서 지눌이 역설하는 회광반조(廻光返照)의 의미 역시 기본적으로 ‘현상으로부터 실재로의 귀환’으로 파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