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야기

동양철학 에세이

현관 2009. 6. 2. 10:44

201751304.hwp

'나는 왜 동양 철학을 공부했는가?'승려들이 길어진 머리를 깎으면서 출가할 때의 결심을 되새기는 것처럼, 가끔씩혼돈스러울 때면 나 스스로를 되짚어 보는 물음입니다. 아직 철모르던 시절, 우연히 "논어"를 읽고서는 막연히 동양 철학을 공부해 보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그때 내 마음속에는 성인도 있었고 도사도 있었습니다. 성인은 엄청난 사람이었고도사는 신비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양 철학을 직접 공부하면서 고전에 나오는 사람들이 내가 생각하던 성인이나 도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성인이란 무엇일까요? 성인은 동양의 이상적 인간형입니다. 하지만 결코 현실을 벗어난 존재가 아닙니다. (성스러울 성)은 이(귀 이)와 구(입 구)와 왕(임금 왕)을 합친 글자입니다. 글자 그대로 귀와 입을 가진 사람이 임금 노릇을 한다는 뜻입니다. 귀와 입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자주 봅니다. 누구 얘기든 다 받아들일 수 있는 귀를 갖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입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아이들에게 말할 때와 노인들께 말할 때가 다릅니다. 그러므로 정말 귀다운 귀와 입다운 입을 가진 사람은 남을 지도하고 다스릴 만합니다. 동양 고대의 성인은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도사는 또 어떤 사람일까요? (길 도)는 착(쉬엄쉬엄 갈 착)과 수(머리 수)를 합친 모습입니다. (쉬엄쉬엄 갈 착)에서 위에 붙은 삼(터그럭 거릴 삼)은 흩날리는 머리카락이고, (점 복)은 걸을 때 한 팔이 뒤로 빠져나온 몸체를 그린 것이며, 맨 아래 인(사람 인)은 걸어가는 앞발과 뒷발의 모습입니다. 여기에 머리 수자가 붙어 있습니다. 즉 걸어가면서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이와 같이 도는 생각과 실천을 함께 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도사란 끊임없이 머리 속으로 생각하면서 옳은 길을 찾아 실천하는 사람을 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