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불교

장자사상과 불교에 관한 고찰

현관 2009. 6. 2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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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에는 근 200여년에 걸친 제가의 학설과 이론들이 망라되어 있지만 그래도 노자류의 무위자연과 과욕·무욕사상을 따르는 초기도가의 철학서이다. 장자사상의 원초적 기본을 이루는 사상은 󰡔장자󰡕 내편에 한정되어 있다. 필자는 그중에서도 장자사상의 기초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장자󰡕 내편의 소요유와 제물론에서 적췌하여, 자유와 평등이라는 소제로 언급하였다. 이는 소요유와 제물론 두편이 진정 장자의 본의에 가깝다는 일반적 정설을 따랐기 때문이다.

소요유에서는 유유자적한 지인 신인 성인의 경지가 해탈과 자유를 구가하는 달인상을 보이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자유의 체현을 곧 전생설로부터 가능하다는 논조 아래 장자에게 미친 당시의 영향을 자화자를 염두에 논고를 진행하였다. 한편 제물론에서는 그러한 달인적 대자유인의 입장에서 보는 만물은 하나요 똑같은 것이라는 제동과 일여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장자의 평등론을 전개하였다. 나아가 인간에게 가장 큰 관심사인 생사 조차도 하나로 보는 장자의 초월적 평등사상을 강조하여 불교의 공 또는 생사해탈 사상과의 만남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에 기초하여, 다소 무리가 따랐지만 장자와 불교의 만남이 가능함을 전제로 격의불교와 선종 정토교에 미친 장자의 영향을 주목하면서 본고를 전개하였다. 불교가, 중국에 전래한 초기에 격의불교 형태로 노장적 색체를 농후히 하고 불교용어에 많은 노장적 언어를 사용하지만, 구마라즙의 역경 사업 이후에는 어느정도 그러한 경향이 적어졌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종과 정토교라는 중국화된 불교에는 아직도 노자나 장자의 사상이 몸에 배여 있음을 언급하였다. 특히 만물제동이라는 평등사상의 구현에 있어 장자에는 직접적인 방법론의 언급이 없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해답과 실천을 위한 방법론 모색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불교의 선종과 정토교에서 정비되어 갔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선종의 경우는 장자 만물제동의 자연을 부자연이라는 역설적 방법으로 성취코자 했으며, 반면 정토교는 미타정토를 자연 그대로라 보고 그를 염원하는 타력적 구도의 방법으로 접근해 갔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이와같은 논술에도 불구하고 그에 구체적인 예화나 문헌을 이끌어 이를 방증하는 작업에는 아쉬움이 남는 바 이는 후일의 과제로 삼기로 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