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야기
칸트의 종교철학에 대한 고찰*- ‘기적’의 문제를 중심으로 -
현관
2010. 3. 28. 15:32
칸트는 유한한 인간의 이성이 그 근원을 명확히 인식할 수 없고 스스로의 도덕적 노력으로 완전히 극복할 수 없는 궁극적 한계인 “근본악”(das radikale Böse)을 인정하고 있으며, 그 극복가능성으로서 “새로운 창조”와도 같은 일종의 “거듭남”을 통해 “새로운 인간”이 되는 “심성의 혁명” 즉 회심(μετάνοια)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그렇다면 기존의 해석과 달리 칸트가 이성신앙 속에서 ‘기적’과 ‘은총’의 도움의 여지를 열어놓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은 아닌가? 칸트가 “오직 이성의 한계 안에” 갇혀 기적이나 계시 또는 초자연적 은총을 전적으로 배격한 것으로 간주해 온 기존의 해석과 비판들은 칸트의 실천적 이성신앙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해석으로 볼 수 있는가? 칸트의 도덕종교의 관점에서 기적과 은총은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가? 이제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필자는 오늘날 기적과 은총의 문제와 연관지워 칸트의 실천신앙을 재조명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