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야기

현존재의 존재세계 ― 공간성을 중심으로―

현관 2009. 6. 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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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성을 문제로 삼는 궁극적인 의도는 물론 공간 그 자체의 파악에 있다. 이를 공간성으로부터 시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존재자를 통하여 우리에게 우선적으로 주어지는 것은 공간이 아니라 공간성이기 때문이다. 공간성을 통하여 공간 그 자체에로 점차 나아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그러나 여기 또한 어려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공간성이란 다름아닌 존재자가 가지고 있는 공간적 성질이기 때문에 부득불 존재자를 일차적으로 다루어 나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다루어 나갈 것인가. 존재자일반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 혹은 특정한 존재자를 선택하여 이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 이 또한 문제로 되는 것이다. 우선 존재자일반을 대상으로 하여 공간성을 이끌어 내는 것은 어떤가. 이것은 쉽지만은 않다. 양적으로 존재자일반을 한꺼번에 분석한다는 것 자체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특정한 존재자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어떤가. 여기에는 별 어려움이 없는가. 그렇지 않다. 존재자일반의 분석에서 문제로 된 양에 관한 것은 다소 해소된다 하더라도, 이를 통하여 이끌어 낸 공간성의 질이 문제로 되는 것이다. 즉 특정한 존재자를 통하여 이끌어 낸 공간성이 존재자일반의 공간성에 만족할 만한 해답을 제시한다고 보장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거기서나 여기서나 어려움은 여전히 남아 있게 마련이다하이데거는 후자의 입장에서 종래의 직관적 인식을 버리고 이해에 따른 해석의 길을 택한다. 그리하여 공간성파악의 일반적이고 객관적인 척도를 마다하고 현존재의 실존적 척도로 무장한다. 이를 통하여 현존재의 실존적 삶 속에 스며들어 있는 공간의 존재의미를 읽고자 한다. 이것이 곧 직관적 인식의 한계를 극복하는 길이라 그는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미는 어디가지나 현존재 자신의 이해와 해석에 따른 것이지 존재자 일반에 따른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