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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불교

緣起哲學 序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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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새로운 개념의 역사이자 새로운 글쓰기의 역사다. 다시 말해서 철학은 종래의 사유에 뿌리를 두면서도 언제나 그 뿌리에서 새로운 갈래를 잉태한다. 바라문철학의 전변설과 일반사상계의 적취설을 지양하면서 불교가 탄생한 것도 그러하고, 부파불교의 번쇄한 존재분석에 대한 비판 속에서 대승운동이 일어난 것도 그러하다. 새로운 싹은 종래의 사유에 뿌리를 대고 출발하지만 줄기와 가지와 잎은 새로운 환경에 의해 발아되기 마련이다. 대승이 소승의 상대로서 길항할 때 다시 일승의 철학을 전개함으로써 종래의 대소승이 다시 삼승으로 묶이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반야부 경전의 성립을 통해 대승의 사유가 생성되면서 새로운 철학은 이미 잉태되었다. 대승은 소승의 상대가 아니라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또 다른 측면이다. 대승이 종래의 사유를 소승이라고 폄하함으로써 새로운 철학으로 자리매김하였지만, 소승은 결코 대승에게 부정되어야 할 사유가 아니다. 소승은 자기 연마를 통해 깨달음에 이르고자 했을 뿐, 대승에 의해 부정되는 것처럼 불필요한 측면이 아닌 것이다. 대승 이후에 또 다른 사유로서 탄생한 일승의 철학이 부정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도 같은 경우이다. 한국불학이 소승과 대승을 아우르는 일승 또는 일대승으로 나아간 것도 언제나 불설의 핵심인 중도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유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새로운 철학은 새로운 글쓰기를 통해서 정립된다. 종래의 사유에 대한 비판 위에서 새로운 담론의 역사가 만들어지듯이 연기철학은 기존 담론의 성취 위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불교철학 위에서 그 씨앗을 뿌린 이 글은 연기철학의 담론을 정립해가려는 나의 시로서 역시 불교의 중심철학인 반야부의 담론 위에서 연기철학의 서설을 기술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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