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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있는이야기

기억이라는 것

기억이라는 것
기억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것들을 기억하며 동시에 망각해버린다. 단 몇 초만을 기억하기도 하며, 몇 일 아니 평생동안 기억하기도 한다. 만약 우리가 과거에 일어난 일, 혹은 지금 순간에 일어난 일을 모두 기억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자신에 대한 존재마저도 허물어지게 될 것이다. 기억을 비롯한 정신 활동은 뇌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거의 상식일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기억은 구체적으로 뇌의 어느 부분에서 행해지며, 어떤 식으로 저장하는지 살펴보기로 하겠다.


신경 과학 분야에서 뇌는 아직 완전히 비밀이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세계이다. 그 비밀의 중심은 뇌의 독특한 소산, 지금까지의 인류의 발전이 계속될 수 있었던 원동력인 인간의 의식 세계라 하겠다. 이 인간 의식의 비밀은 대뇌 피질에 간직되어 있으며, 인간이 지닌 고도의 감각과 지각, 운동과 기술, 상상력, 기억, 언어능력이 모두 이 대뇌 피질에서 이루어진다.


모든 인간은 사실 사진같이 정확한 기억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같은 놀라운 기억은 10분의 1초밖에 지속되지 않고, 그 직후 대부분 잊혀진다는 것이다. 전화 번호부에서 원하는 번호를 찾다 보면, 다이얼을 돌리는 동안은 그 번호를 기억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번호를 반복 암송하지 않으면 몇 초 이내에 잊게 된다. 이것을 가리켜 단기기억 또는 즉시기억이라 한다. 몇 초동안 기억되는 단기기억과는 달리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기억할 수 있는 것을 장기기억이라 한다. 장기기억은 몇 가지 종류가 있다. 한 종류는 시간에 연관된 기억이다. 예를 들어 아침식사에 무엇을 먹었는지, 지난 주 친구와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 지를 기억하는 것들이다. 또 하나의 기억은 지식의 기억이다. 우리는 단어의 의미를 기억하고, 구구단을 외우고는 있지만 ,그것을 언제 베웠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이러한 일반 지식이나 어휘에 관한 지식은 운동에 연관된 기억과는 다르다. 운동기술학습은 위에서 설명한 듯이 연습이 필요하다. 테니스나 골프를 어떻게 하는 지를 머리 속으로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고, 그 운동이 자동화될 때까지 연습을 해야만 한다.


구체적으로 인간이 어떻게 기억되는 지 살펴본다면, 감각정보는 감각 둥록기, 즉 심상적 기억으로 들어오며, 그곳에 정밀하게 그러나 잠시만 보관된다. 그 정보 중 일부가 단기기억저장으로 이송된다. 예를 둘면 새로운 전화번호를 잠시 단기기억하는 것과 같다. 또 이 단기기억의 정보 중 일부가 보통 암송이나 반복에 의해서 장기기억으로 이송될 수 있으며 기타 정보는 단기기억에서 망각된다. 단기기억은 간단히 말하면 현존의식, 즉 현재의 생각과 같은 것이다.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은 뇌의 측두엽 근처에 있는 해마와 편도체라는 것이 현재의 학설이다. 이 학설은 두가지 예에 의해서 밝혀지고 있다. H.M이란 사람은 간질 때문에 뇌수술을 받았다. 뇌수술 후, H.M의 단기 기억은 정상적으로 할 수 있었으나 결코 장기 기억은 할 수가 없었다. H.M은 뇌수술에서 해마가 손상된 것이다. 해마가 손상되었지만 H.M은 수술 이전의 사건에 대해서는 기억하고 있었다. 단지 수술 후에 발생하는 새로운 일들을 기억에 저장하지 못할 뿐이다. 따라서 해마는 경험적 기억이 저장되는 장소는 아니지만, 새로운 기억을 저장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기억을 저장하는 장소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정신건간연구소의 MISHKIN은 원숭이의 시각적 단기기억을 주제로 하여 기억의 국소 문제를 여러해 동안 연구하였다. 먼저 땅콩이 들어있는 나무토막으로 덮은 그릇과 함께 다른 모양의 뚜껑으로 덮인 그릇을 보여준다. 다음에는 같은 나무 토막으로 덮인 그릇과 다른 모양으로 덮인 그릇을 함께 보여 준다. 땅콩은 '헌'뚜껑 그릇에 없고 '새'뚜껑 그릇에 담겨져 있다. 이 원숭이의 해마와 편도체를 모두 손상시키면, 시각적 단기 기억과제를 수행히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원숭이는 땅콩을 먹으려면 새로운 뚜껑을 열어야 한다는 원칙을 수술을 받은 후에도 기억하고 있었지만, 두 뚜껑 중 어느것이 바로 전에 본 뚜껑인지 기억할 수 없었다. 바로 전에 본 것을 기억하는 능력, 즉 단기기억능력만이 상실된 것이다. 많은 생리학자들이 동물의 뇌를 손상시켜 그같은 기억결함을 야기시키려했으나 실패하였는데, 이들은 주로 해마만 파괴했던 것이다. 이에 비해 MISHKIN 은 해마와 편도체를 둘다 손상시켜서 성공을 거둔 것이다. 이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해마와 더불어 편도체도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기억의 종류와 기억이 뇌의 어느 부분에서 저장되며, 어떤 과정을 통해 기억되는 지 살펴보았다. 우리가 별 생각없이 어떤 것을 기억하며 망각하는 것이 사실은 뇌에서 다단계의 과정을 통하여야만 기억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 수 있었다. 앞으로 신경과학이 더욱 발전하여 기억이 저장되는 장소를 정확히 밝혀지는 등 기억에 관한 비밀이 모두 밝혀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