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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야기

16-17세기 유럽의 자연사와 상징적 세계관

201751414.hwp

자연사(自然史)란 자연물들을 수집하고 비교, 분류하는 모든 활동을 가리킨다. 서양의 자연사 활동은 고대의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B.C. 384-322)나 플리니우스(Pliny, 23-79) 이래로 계속 존재해 왔으며 19세기에 생물학이 단일한 전문분야로 성립될 때에도 중요한 일부를 차지했다.1) 흔히 과학혁명기라고 불리는 16, 17세기에도 자연사 활동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으나 천문학이나 역학 같은 분야와는 달리 과학사가들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한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이 시기의 자연사의 중요성이 여러 과학사학자들을 통해 부각되기 시작했다. (Harold J. Cook)17세기 자연사가 하나의 거대과학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근거로서 다음의 세 가지를 들고 있다.2) 첫째는 영국 왕립학회에서 논의의 중심은 자연사였다는 점이다. 쿡에 의하면 17세기 영국의 왕립학회 회원들은 자연을 직접 경험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하였는데, 경험을 이론에 맞추는 것보다 경험된 사실 그 자체를 중요시하는 자연사 연구에 많은 비중을 두었다. 이에 따라 다양하고 광범위한 자연사적 사실들이 축적될 수 있었다. 둘째는 네덜란드의 학자 스왐메르담(Jan Swammerdam, 1637-1680)의 연구가 당시 자연사의 위상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쿡은 스왐메르담의 연구가 많은 후원자들을 가지고 있었고 다른 학자들과 연결되어 있었으며, 많은 자금과 시간을 필요로 했고 화학과 의학, 종교, 철학적 관심이 통합되어 었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셋째, 자연사가 당시 유럽 도처에 세워진 식물원에서 널리 연구되었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