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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야기

一생명원리와 개체성,정상과 병리,생성과 로고스一

 

4_황수영.pdf

 

베르그손과 깡길렘의 생명철학, 수렴과 분기의 지점들^
근대 이후 생명이 철학적 사유의 진지한 대상이 된 적이 있는가를 묻는 다면 아주 한정된 시기 외에는 거의 그렇지 못하다고 대답해야 할 것이다. 이미 데까르뜨에서 방법적 정확성에 대한 추구는 세계를 의식과 기계로 양분하여 생명은 기계의 일부로 다루어지고 그 범주적 고유성을 잃게 된다. 이것은 생명 개념의 역사에서는 상당히 의미심장한 사건이다. 왜냐하면 이 사고방식은 수리물리학을 모범으로 하는 자연과학의 전형을 확립하고 이에 직간접적으로 생명과학을 종속시키는 근대적 패러다임을 형성하면서 생명개념 자체의 독립성을 박탈하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생명에 대한 연구는 생명현상을 적극적으로 물질현상과 동일시하거나(하비의 심장의 혈액 순환 연구) 아니면 부분적으로는 이런 태도에 맞서는 저항(생기론)으로 이 루어지게 된다.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전반까지의 길지않은 기간에 일정한 성과를 낳은 생기론은 그러나 베르나르의 실험생리학의 출현과 더불어 사라지는 운명을 맞는다. 결과적으로 환원주의자인 자콥은 "생물학자들의 실험실에서는 더 이상 생명을 탐구하지 않는다”고 말함으로써 역설적으 로 생명과학이 놓치는 명백한 지점을 암시하기도 했다.1)
철학은 생명에 대한 경시라는 측면에 있어서 정확히 근대과학의 융성과 궤를같이 한다. 이런 점은 철학적 진리의 과학의존성이라는 근대적 특징의 직접적 결과이다. 물론 근대철학의 다른 축을 수놓은 관념론적 반발을 생각 할 경우 철학이 정신성의 풍부한 영역을 열어 놓은 것도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정신성의 영역은 이미 데까르뜨의 이원론 안에 내포되어 있던 것으로서 기본적으로 지적활동의 토대를 이루는 것이다. 의식에 직접 드러나는것 속에서 감각,상상, 의지를 포함하지만 가장 명석판명한 진리에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은 역시 지성이다. 왜일까? 감각은 외래관념이고 상상은 조작적 관념으로서 이것들은 모두 신체를 관통하기 때문이다. 이때 생겨나는 오류는 지성의 본유관념에 의해 교정된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