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철학자들이 데카르트의 실체이원론(substance dualism)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으나, 마음이 가지는 인식론적인 성질에 대한 그의 관찰은 아직도 마음에 관한 철학적 토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데카르트에 의하면, 자신이 기존에 가져왔던 어떤 강한 믿음도 의심의 여지가 있음을 부정할 수 없으나, 의심하고있다는 바로 그 자신의 모습은 의심할 수 없는 확고부동한 사실이라는 것인데, 이는 마음은 그 주체에게 투명하다(transparent) 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내가 어떤 물리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은 잘못될 가능성이 있으나, 내가 생각하는 존재자라는 사실은 의심할 수 없다. 왜냐하면, 생각하는 존재자인지를 고려하는 자체가 이미 생각하는 존재자임을 보여준다. 물론, 이러한 인식론적인 고찰로부터 데카르트는 마음의 존재론적 본질에 대한 결론을 도출해내는데, 많은 철학자들이 의심하는 것은 바로 그 추론의 타당성이었다. 마음이 다른 대상들과 달리 그 것이 의식되는 데 있어 어떤 특이성이 있다해도, 과연 그 특이성이 존재론적 결론을 정당화시키기에 충분한가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마음의 투명성을 받아들이는 것이 반드시 마음은 물리적인 세계로부터 완전히 결별된 존재자라는 것을 함축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최소한 이원론자들과 그에 반대하는 철학자들 사이의 토론에서 마음의 투명성이 핵심적인 요소임을 알 수 있는데, 과연 투명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이 논문에서는 무어의 역설에 대한 토론으로부터 투명성의 이해에 접근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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