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데거의 철학적 근본과제는 존재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 곧 존재의 의미를 밝히는 일이다. 그렇지만 존재의 의미를 분석·해명하려는 그의 사유에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언어'개념에 관한 것이다. 흔히 하이데거에 있어서 언어의 문제는 그의 후기 사상에서만 드러나는 것으로 간주하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의 사상 초기 때부터 언어는 존재의 문제와 관련하여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던 문제이다. 비록 그의 초기 저작 속에서는 존재와 언어의 관계문제가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을 지라도, 언어에 대한 그의 지속적인 관심을 파악하기에는 결코 부족하지 않다. 특히 그는 {존재와 시간}을 중심으로 하는 전기사유에서, '언어의 본질'을 탐구하기 위해 인간 현존재의 본질(실존)과 근원적인 실존범주인 말을 연관지어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전회이후, {존재와 시간}에서 말에 대한 이해가 철저하지 못했음을 깨닫고, 현존재가 언어를 가지고 있다는 입장을 단념하고, 현존재는 단지 언어가 말하는 현장(Da)이라는 견해를 수립하고자 한다. 따라서 그의 후기사유에서는 언어에 대한 통찰이 전기사유와는 완전히 다르게 전개된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언어의 근원인 (존재)언어가 말하는 것이며, 인간이 언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이 언어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후기 입장에서는 존재에 대한 물음, 곧 존재에로의 접근방식으로서 예술, 그 중에서도 특히 詩作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더욱이 언어에 대한 그의 존재론적 해석은 언어를 존재자로서가 아니라 그것에 의해 모든 것이 개시되는 하나의 지평으로 규정한다. 그러므로 이제 언어는 존재의 집이자 인간 본질의 거처가 된다. 이와 같이 하이데거에 있어서 존재의 비밀은 바로 '언어의 본질'에 있으며, 또한 이러한 언어의 본질은 곧 존재의 언어를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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