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생물의 물질 세계에서는 입자들의 상보성과 역학적 상관관계 안에서의 역동적인 구조변환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생물들의 생명 세계에서는 이러한 물질적 법칙에 언제나 선행하는, 유기체 전체를 통괄하는 초월적 자율성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초월적 자율성이 바로 옛 철학이 말하는 영혼이다. 각 생명 개체의 초월적 자율성은 전체로서 작용하는 유기체 내의 에너지 체계이다. 그래서 그것은 단지 물리 화학적 법칙만이 작용하는 듯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생명체에서는 이러한 물리 화학적 법칙의 작용구조가 변화한 것이다. 그것은 언제나 전체가 부분에 선행하는 순환론적이고 재귀적인 역동적 작용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초월적 자율성이 개체에 대한 하나의 세계를 구성한다. 그리고 각 개체의 세계구성방식이 DNA를 통해 복제된 개체에게 전달되며, 이 DNA의 활동개시와 함께 동시에 초월적 자율성이 일깨워져 DNA의 활동 자체를 자신의 부분으로 간주하는 선행적 전체로서 작용한다.
수정된 생식세포가 발생하기 시작할 때, 생명의 초월성이 함께 발생하여 DNA의 지령에 따른 세포분열을 감독하며 전체로서의 자기조절기능을 수행하기 시작한다. 생명체는 발생하는 그 최초의 순간부터 이미 '보다 더 많은 활동을..'이란 인식적 초월성을 행사한다. 그것은 결코 부분을 합한 것이 아니라 보다 더 큰 전체에서의 구조적이며 통합적 작용이다. 우리는 의식이 없는 생명체에서의 이러한 기능을 생혼이라 불러왔고, 동물들에서는 각혼이라고 불렀으며, 인간에서는 본능과 이성과 의지, 즉 영혼이라고 불러왔는데 속인불교에서는 아뢰야식, 말라식이라 부르고 싶다. 그러나 이 모든 기능들은 업습기의 훈습에 의한 진화의 과정 속에서 그 질적인 상승이 있어왔다 하더라도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구조를 지닌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자기생산체계의 개체들의 활동중심을 선험적 모나드, 혹은 '자기(아뢰야식)'로 파악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