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니츠는 1697년에 발간된 저서 최신 중국소식(Novissma sinica)의 서언에서 붓다를 인도에서 승려가 가져온 ‘가련한 불상(佛像)’이라고 불렀다. 라이프니츠는 1710년에 신정론(Theodizee)에서 붓다의 핵심적인 가르침이 “모든 사물들을 제1원리인 무로 환원”한 데 있다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모든 사물들이 환원되는 제1원리를 불교가 가르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라이프니츠는 불교를 잘못 이해한 것이 분명하다. 헤겔은 인도에서 자의식을 가지고 행위하는 인격성을 찾지 못하였으며, 그 점에서 역사가 부재한다고 보았다. 헤겔 역시 라이프니츠가 붓다를 이해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불교의 이론을 곡해하였다. 헤겔은 불교를 ‘자신 안에 있음’(內自存在)의 종교로 규정한다. 내자존재는 다른 것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그 자신 안에 있는 본질이나, 부정의 반성을 본질로 가지는 존재로서 자기 속에서 정지해 있고 고정되어 있는 존재이다. 헤겔은 불교의 제1원리인 ‘정지된 무’를 신과 동일한 것으로 규정하였다. 그리하여 헤겔은 인간은 신이나 붓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헤겔은 불교가 승려를 매개로 하여 주술화되고 그로 인하여 불교 신자들이 미신적으로 되는 현상을 강하게 비판하였다. 서양, 그리고 유럽적인 불교 이해는 어떤 철학자가 인도와 불교에 대하여 가질 수 있는 하나의 특별한 관점인 한에서 정당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불교는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폭 넓게 해석될 수 있으며 해석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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