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계의 주요 발견이 전해질 때마다 의례히 암,에이즈 등 주요 난치성 질병들도 이제 곧 정복될 것이라는 기대 또한 무성해지게 마련이다 이와 같은 기대는 오랫동안 지속되어왔지만 그러한 질병을 완전히 극복히는 길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그 이유는 무엇일끼? 여기에는 좀더 근본적인 문제가 잠재해 있는 듯하다.
인류의 질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병원체,숙주,병원체와 숙주의 상호관계 등을 파악해야 하는데,무엇보다 질병 메커니즘 자체에 대한 근원적 이해가 필요하다. 여기서 질병메커니즘을 이해 한디는 것은 관련된 주요 유전자나 단백질 등을 발견히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즉,생명시스템이 어떠한 원리로 작동되며 다양한 외부자극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지,그리고 항상성이 깨어지는 경계조건은 무엇인지 등을 유전자와 세포 수준에서 궁극적으 이해해야만 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생명과학계의 주된 연구주제는 생명현상에 관여하는 주요 물질을 발견하고 그 분자적 특징을 규명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왔을 뿐이다. 즉,이들이 어떻게 '시스템’을 구성하며 그 시스템 내에서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가져오지 않았다.
몇 가지 비유를 생각해보자. 만일 외계인이 지구의 야구경기를 관전하며 찍은 스냅사진들을 가지고 돌아가서 그 야구경기의 규칙을 스냅사진으로부터 해독해내려고 한다고 할 때 과연 기능할까? 불기능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끼? 스냅사진에는 분명 야구경기에 참여히는 다양한 구성요소와 타자,투수,포수,심판, 관중 등의 모습이 담겨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그러한 구성요 소들 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정보는 담겨지기 어렵다. 이렇듯 드러 나는 현상을 지배하는 원리(게임의 규칙)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구성요소들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디른 예를 생각해보자. 영국신시를 떠올리면 흔히 상상되는 영국인의 이미지 는 매우 점잖고 예의바른 모습이다. 실제로 많은 영국인들에게는
남을 배려하는 습성이 몸에 배어 있는 듯 공공장소에서 질서있게 행동하는 모습을 일상적으로 찾이볼 수 있다. 그러나 축구경기장의 훌리건은 전혀 디른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매우 공격적이며 이성을 잃은 듯 흥분에 차 있지만 놀랍게도 일상에서는 전혀 디를 바 없는 점잖고 예의비른 영국신사들이다. 그러면 무엇 이 이러한 차이를 만드는 것일까? 디름 아닌 축구경기징에서 관람객들 시이의 응원에 의한 상호작용이 바로 그 원인이다. 열기와 흥분은 사람들 사이에 쉽게 전파되고 시너지효과를 통해 급기야 동일한 사람의 전혀 디른 모습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렇듯 동일 시스템이 상횡에 따라 서로 다르게 보이는 것을 과연 어떻게 이해하고 분석해야 할까? 조각그림을 맞추는 직소퍼 줄을 상상해보자. 생명체를 구성하는 요소들로부터 관측되는 생명현상을 설명하는 과정은 마치 퍼즐 맞추기와도 같다. 직소퍼즐을 맞추어나갈 때 만일 퍼즐조각 위의 그림을 무시하고 퍼즐조각의 구조적 모양만으로 맞춘다면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조각의 개수가 너무 많으 면 이러한 방식으로는 유한시간 내에 완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조각 위의 그림이 의미 있게 이어지도록 조각들을 연결하 다 보면 손쉽게 퍼즐이 완성된다. 즉,현상의 물리적 특징(퍼즐조 각의 모행뿐만 아니라 기능적 특징(퍼즐조각 위의 그림)을 함께 고려했을 때 비로소 시스템 내 구성요소 간의 상호관계와 상호작 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시스템생물학(크斤16피3 81010欧ᅵ’의 아이디어는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하고 있다.
생명과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복잡한 생명현상을 지배하고 있는 근본적인 원리를 밝혀내는 데 있다. 즉,생명시스템을 이루는 성분들 간의 구성과 동역희선의 특성을 집합적으로 이해 하고자 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생체현상의 원인과 결과를 초래하는 분자,세포,조직,장기,그리고 유기체들 각각의 시공간적 상호관계를 연구해야 한다. 이 경우 세포작용의 네트워크가 다수의 유전자,단백질 및 디른 분자들 간의 복잡한 상호작 용에 의해 조절된디는 것이 주된 문제이다. 시스템생물학의 궁극 적인 목적은 이러한 조절작용의 본질을 이해함으로써 생명현상 속에 잠재된 지배원리에 대해 보다 깊은 통찰력을 얻고 나아가 생명현상을 인위적으로 조절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는 전통적인 생물학 연구방식이 추구해 온 생명시스템의 구성요소 발견과 발견된 요소의 물리적 특징을 규명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수학적 모델링을 통한 정보의 재구성과 이를 토대로 분자단위 혹은 그 이상의 레벨에서 이루어지는 구성요소 들 간의 네트워크와 신호전달경로 등을 시스템 차원에서 분석, 시뮬레이션 해봄으로써 기능해질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연이은 기술의 진보로 생명현상에 대한 보다 정밀하고 다 양한 측정이 기능해짐에 따라 측정된 데이터를 시스템 차원에서 재해석하기 위해 필요한 고유의 이론과 방법론 개발이 시스템생 물학이라는 신기술 융합연구로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며 급부상하고 있다. 시스템생물학은 시스템이론을 생명과헉에 응용하여 생체 구성요소들의 상호관계와 상호작용을 분석,규명함으로 써 생명현심에 대한 시스템 차원의 이해를 도모히는 학제간 신기 술 융합분야다. 시스템생물학은 시스템의 생물학(생리학)도 아니며,생체 구성요소들의 물리화학이나 수학(현대의 ‘분자생물학과 생물리학)도 아닌 그 중간적인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시스템생 물학은 생체 구성요소들이 개별적으로 존재할 때에는 보이지 않지만 상호작용을 통해 새롭게 표출되는 생물학적 기능을 팀구하 는 데 그 초점이 있다. 이때 대상은 분자 수준에서 생리현심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정의될 수 있다.
과학과 생명과학의 이러한 자연스러운 결합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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