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역학은 국소적 인과율과 분리성, 결정론과 예측가능성 그리고 주체와 객체를 전적으로 분리하는 객관적 실재성등 우리의 직관에 잘 들어 맞는 몇가지 원리위에 기초하고 있다.
양자 역학은 중첩, 얽힘, 결깨짐 등의 혁신적인 개념을 도입한다. 이 현상들은 우리의 직관에 반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고전적인 개념들인 실재성, 인과율 그리고 국소성 등을 의문에 부치기 때문이다. 이 논문은 어떻게 양자역학이 우리에게 친숙한 이런 개념들을 완화 내지 수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지 최소한의 양자 형식주의를 사용하면서 분석한다. 슈뢰딩거가 양자역학에서 가장 핵심적이라고 밝힌 얽힘 현상이 중요한 이유는 이 현상이 양자 정보처리에 있어서 환상적인 전망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1. 들어가면서
잘 알려져 있듯이 양자역학은 슈뢰딩거 방정식이 나온 1926년 무렵 거의 완성되었는데 그 해석에 있어서는 아직도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파인만은“아무도 양자역학을 이해하지 못한다.”라는 말로 이런 상황을 표현하였다. 이 말은 일리가 있는데 그 어떤 이론도 양자역학의 보편성과 고전역학과의 부조화를 아직까지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떤 이론과 그 이론을 둘러싼 해석에서 이처럼 괴리가 심한 일은 학문의 역사상 양자역학이 아마도 처음이 아닐까 싶다. 미시차원의 세계는 다음과 같은 철학적 문제를 제기 한다.
양자적 세계와 고전적 세계의 관계는 무엇인가? 물질이 양자적 법칙에 의해 지배된다면 인간적 척도에서 중첩이나 얽힘 현상이 관찰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세계는 과연 비국소적인가? 고전적 결정론과 양자적 현상의 비결정성을 화해시킬 수는 없는가? 실재란 무엇인가? 측정이란 무엇인가? 실재의 파악에 있어 관찰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우리에게 이 모든 의문에 답변을 제공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분명 지나친 일이다.
애초에 이 글은 난해하다고 알려진 양자역학이 함축하는 철학적 문제에 대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친절한’안내자의 역할을 하자는 의도에서 구상되었다. 그래서 답변은 아니더라도 답변의 암시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을 제공하도록 노력하면서 이 목표가 어느 정도 이루어질 경우 새로운 철학적 논의의 장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소박한 기대를 가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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